본문 바로가기

일기/추천-생각

군대 보직추천 : 운전병의 장단점[복무후기]

  '전쟁'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 중 하나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평화'와 '자유'를 영위할 수 있는 데에는 여태까지의 수많은 조상님들의 희생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국방을 수호하는 '군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고등학교를 갓졸업했을 때 국방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신체검사받으러 오세요'라는 내용의 편지였는데 어찌나 가기 싫던지... 언젠가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싶기는 했지만 막상 들이닥치니 두렵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하고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아 되게 착잡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왕에 증발하는 "2년" 지금은 "1년반"이라고 들었지만 뭐... 음.. (저는 24개월 복무했거든요ㅠ.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다녀오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병 지원시스템과 다양한 병과의 선택 기회

 

  요즘은 모병 지원시스템이 발달되어있기 때문에 조건만 갖춘다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병과로 지원해서 입대하기 편해졌습니다. 기왕이면 자기 전공분야로 다녀오는 게 효율적이고 그게 아니면 사회 나와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워 오는 쪽으로 지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해군에 가서 잠수함을 타보신다던지 공군에 가서 전투기를 정비하신다던지 또는 카투사 등에 지원해서 미군과 함께 살아본다던지 특수부대에 지원해서 '낙하산 훈련'등 이색적인 경험을 해도 좋습니다. 사실상 군대 자체가 사 회랑 다른 특수한 조직이고 이색적인 경험으로 넘쳐나기 때문에 일반 보병을 가신다고 해도 자대에 따라 정말 천차만별의 경험을 겪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가장 지원하기 쉽고 또 사회와 연관되어 있으며 어딜 가도 중간은 갈 것 같은 보직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마다 '가치 있는 경험'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잘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등 크게 4군으로 나뉘는데 각 군이 갖는 사소한 혜택들을 미리 수렴해 놓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공군"출신인데 공군 같은 경우에는 훈련소 수료 성적에 따라서 자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제 경우에는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 지역에서 복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안정된 군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울릉도'같이 특이한 지역에서 복무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도 이런 혜택을 이용하시면 좋겠죠?ㅎㅎ

 

정보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먼저는 자기 전공을 한 번 생각해보시고 두 번째로는 사회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지 세 번째로는 하고 싶은 이색적인 경험에 초점을 두시고 정보를 모아 보세요.

 

과거에는 없었던 모병 지원의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군대 고시'라는 말이 생겼는데 이 말에 지레 겁먹을 필요 자체가 없습니다. 해년마다 병과의 커트라인이 있는데 그곳에 나의 가산점을 맞추면 됩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지원자격을 갖추는 것처럼 병과에 맞는 합격 가산점과 자격증을 충족시키고 원하는 시기에 지원하시면 쉽게 쉽게 갑니다. '군대 고시'는 사람들이 점수에 따라서 뽑고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무조건 일단 지원해보고 나니 경쟁률이 20:1이었다. 이런 식으로 소문이 나고 정보의 조사 없이 한 우물만 계속 파고 가산점 항목은 충족시킬 않으니 아무리 지원해 계속 떨어지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입니다. 

 

 

 

 

 

 

운전병과의 장점

 

1. 훈련 열외가 많다

: 육군의 경우에는 제가 경험하지 않았기에 자세히 조언해드리기 어렵지만 복무한 친구들 말에 의하면 운전병은 '차'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훈련에서 열외 받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합니다. 대부분 어디를 가도 평균 이상의 군생활을 할 수 있고 가장 무난한 보직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운전기술과 경험 축적

: 아무래도 포병보다는 운전병이 사회 나와서 더 유용한 보직입니다. 물론 보직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현대사회에서 '운전'은 정말 기본 소양중에 소양이고 운전은 기능이기 때문에 정말 많이 타보아야 늘 수 있는 특기입니다. 이러한 운전경험을 축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메리트입니다. 조작부터 시작해서 모두 공짜로 배우고 보직 관련해서 여러 가지 운전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중장비 운전병'으로 복무를 했었는데 복무기간 동안 국가기술자격시험에 모두 무료로 총 4회 응시할 수 있었고 사회적인 값어치로 치면 약 750만 원 정도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대형운전까지 겸해서 1종 대형을 차량을 몰 수 있는 기술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굴삭기는 약 1000시간, 불도저는 400-500시간 정도 실무경험을 해 볼 수 있었고 그 외에 지게차, 덤프트럭 등 탈 수 있는 장비는 정말 수십 개를 경험하고 나왔습니다.

일일이 다나 열하면 끝이 없는데 아무튼 웬만한 건설장비는 다 타보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학원에 다닐 경우에 약 750만 원 정도의 이익이지만, 자격증 응시 및 시험비용과 실무경험 비용을 합치면 정말 수천만 원어치의 경험을 쌓고 나왔던 것 같습니다. (참고 : 입대할 때 운전면허 1종 보통 장롱면허로 들어갔습니다)

 

3. 사고 경험

: 운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안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롱면허로 들어가서 2년 동안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때로는 사고를 쳤던 기억도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깨닫지만 그때 군대에서 친 사고는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군대에서의 사고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 이기는 하지만 만약 일어났다면 인생에 있어서 정말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물론 인명사고는 제외) 한번 사고 치면 그게 뇌리에 박혀서 그 사고 원인을 다시 반 복하지 않게 되거든요. 은연중에 2년간 '안전'이라는 의식이 뇌리에 박혀서 전역하고 그 운전 습성이 평생을 갑니다.

 

4. 간단한 정비지식

: 정비 군무원과 함께 차량 정비를 돕는 일을 하기도 하고 기본적인 점검에 관한 지식이 몸에 베어있게 됩니다. 아침마다 하는 게 차량 청소랑 내부 외부 일일점검이니까요. 간혹 엔진오일을 갈기도 하고 전조등을 가는 등 여러 가지 잔업을 옅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가끔은 직접 해보기도 하면서 간단한 정비 소양 정도는 쌓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5. 차량 보험료 할인

: 이것은 보직마다 다르기 때문에 약관을 잘 읽어보아야 합니다. 

 

6. 출장이나 영외로 나가는 경우가 있다

: 자대마다 다르고 운전병과 내에서도 보직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제 동기 운전병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3-4회를 영외로 나갔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와 단절된 느낌을 덜 받고 좋은 간부님들은 짜장면을 사주기도 합니다ㅎ 전 영외 출장 가서 추어탕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7. 1종 대형 자동갱신

: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병이라면 1종 대형면허 시험을 굳이 치르지 않아도 전역할 때 아마 자동으로 갱신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자대마다 부대마다 다르니 담당 간부나 도로교통공단에 문의해서 여쭈어보아야 합니다.

 

 

운전병과의 단점

 

1. 사고위험

: 영내 운전은 대부분은 안전하지만 영외 운전의 경우에는 혹여라도 사고가 날 경우에는 문제가 대단히 커집니다. 사고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애초에 영외 운전 같은 경우에는 실력자들만 시키기 때문에 사고위험은 정말 적긴 하지만 그래도 만약에 만약이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는 안 나는 게 제일이니까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대부분의 운전병이 사고 없이 무사히 전역하는 편입니다. 굳이 사고라고 해봐야 사이드미러 박살 내는 수준 정도니까요 뭐.. 되지도 않는 곡예 부리거나 장난만 치지 않는다면 대부분 별일 없습니다.

 

2. 병장이 돼도 일하는 특기

: 아무리 생각해도 일병보다는 병장이 운전을 잘하니 운전은 병장한테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운전병은 일병부터 병장까지 그냥 꾸준하게 일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신에 업무는 그렇게 힘들지 않고 평이하며 일이 없는 날에는 운전자대기실에서 독서를 하거나 병사들이랑 놀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일병 때는 '운전연습'그리고 차량 청소 등 잡무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병장'때는 영외 운전이나 중요한 영내 운전 등을 맡기는 편이고요.

 

3. 운전을 너무 못하면 힘든 특기

: 간혹 가다가 정말 심각할 정도의 수준 병사들이 몇 명 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직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그런데 이 단점은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지 못하는 병사는 스스로 괴로워합니다. 운전병의 경우에는 아마 행정병으로 전락하거나 다른 보직의 일을 돕는 취급을 당할 수 있습니다.

 

 

 

운전병 복무 종합 느낀 점

 

  운전병도 정말 천차만별이라서 장갑차를 운전하는 사람, 버스를 운전하는 사람, 유로 트럭을 운전하는 사람, 건설장비를 운전하는 사람, 소방차를 운전하는사람, 구급차를 운전하는 사람 정말 다양합니다. 2년간 복무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배운 것은 다 사회에서 사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이고 만약 밖이었다면 평생 경험하지도 못할 경험들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생으로 자라왔던 제가 중장비로 건물을 철거하고 전봇대를 뽑아보고 황무지를 개척해 평지를 만드는 작업을 해볼까요. 항상 책상에만 앉아있다가 현장에서 발로 뛰는 작업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하기 정말 힘들었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군 입대하기 전에 잠깐 한 두 달 정도 열심히 헌혈하고 사회봉사도 많이 하고 자격증도 준비하고 입대했던 그 잠깐의 노력이 2년이라는 시간을 마냥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값진 경험과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주었다는 게 정말 후회가 없었습니다. 또한 집에서 30분 거리의 부대에서 복무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엄청난 메리트였던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 군대 가는 후배 동생들이 제게 조언을 구하면 항상 저는 정보를 좀 구하고 찾아보고 가라고 말합니다. 다들 귀찮아하고 안 그래도 억울하게 가는데 내가 군대까지 준비해서 가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여있어서 제 말을 한 귀로 흘려듣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옛날 기성세대들은 가고 싶은 때에 갈 수 없었는데 요즘에는 그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지원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